일러스트 쪼끄마치

[다담교육] 빨간부채, 파란부채-02 본문

출판물삽화 작업/다담교육

[다담교육] 빨간부채, 파란부채-02

chocomarch.com 2010. 7. 14. 02:26

하루는 심심해진 할아버지가 엉뚱한 생각을 했어요.

"빨간 부채를 자꾸만 부치면 코가 얼마나 길어질까?"

할아버지는 온종일 부채질을 했어요. 코는 자꾸만 늘어나서 방망이만 해졌다가 절굿공이만 해졌다가 나중엔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나서 하늘을 뚫고 올라갔어요. 하늘나라 임금님이 그 코를 보셨지요. 화가 난 하늘나라 임금님은 선녀들에게 명령을 내리셨어요.

"감히 하늘을 뚫고 들어오다니! 저 버릇없는 코를 기둥에 꼭 묶어 두어라."

선녀들은 기둥에 코를 동여맸어요. 마루에 누워있던 할아버지의 코가 시큰시큰 아파왔지요.

"으응? 왜 갑자기 코가 아프지? 안 되겠다. 어서 파란부채를 부쳐야겠다."

할아버지가 파란부채를 부치자 몸이 허공으로 둥실둥실 떠올랐어요. 기둥에 코끝이 매여 있으니 그럴 수밖에요!

"어이쿠, 나 죽는다."

할아버지는 발버둥 쳤어요. 그 바람에 하늘나라 기둥에 묶여 있던 코가 쑤욱 빠져 나왔지요. 할아버지 몸은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쳤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건 아무도 모른대요. 여러분이 한 번 상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