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쪼끄마치

[다담교육] 빨간부채, 파란부채-01 본문

출판물삽화 작업/다담교육

[다담교육] 빨간부채, 파란부채-01

chocomarch.com 2010. 7. 14. 02:30

옛날 옛날, 나무꾼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나무를 하러 산에 갔던 할아버지는 빨간부채와 파란부채를 주웠어요.

"아니, 이런 산 속에 웬 부채가 떨어져 있담?"

나무를 하느라 더웠던 할아버지는 무심코 빨간부채를 펴들고 살랑살랑 부채질을 했어요. 그런데 웬일이에요?  할아버지 코가 갑자기 죽 늘어나는 게 아니겠어요?

"어이쿠! 어이쿠! 이를 어째? 코가 이렇게 늘어나다니?"

할아버지는 늘어난 코를 잡고 어쩔 줄을 몰랐어요. 그러던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고 옆에 있던 파란부채를 부쳐 보았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늘어났던 코가 다시 줄어들지 않겠어요?

"허허, 이런 놀라운 일이……. 이건 바로 요술부채로구나."

이 신기한 부채로 킅 부자가 될 수 없을까?" 그러던 중에 할아버지는 이웃마을에 부자가 환갑잔치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할아버지는 소매 속에 부채를 넣고 잔칫집으로 갔어요. 부자는 술과 음식을 많이 먹고 춤을 추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요. 할아버지는 슬쩍 다가가 능청을 떨었어요.

"영감님, 날씨가 참 덥지요."

하며 빨간부채를 부쳤어요. 부자의 코는 점점 커졌어요. 코가 주먹만 해지자 할아버지는 부채를 슬쩍 감췄지요. 사람들은 부자의 코를 보고 한 마디씩 했어요.

"영감님, 코가 왜 그렇지요?"

"아휴, 무슨 코가 주먹만 하네요!"

"뭐라고? 아니 내 코가 어떻다는 거야?"

부자는 코를 만져 봤어요. 그랬더니 글쎄, 애호박만한 코가 달려있지 않겠어요? 놀란 부자는 털썩 주저앉아 버렸어요. 부자는 여러 의원을 불렀지만 커진 코를 고칠 수 있는 의원은 없었어요.

"내 코를 고쳐 주는 사람에게 큰돈을 준다고 방을 부쳐라"

그걸 본 할아버지는 '옳지!'하며 무릎을 치고 며칠 뒤 은근슬쩍 부자를 찾아갔어요.

"영감님, 제가 영감님의 코를 고쳐드리리다."

"아니, 그게 정말이오?"

"그럼요. 그 대신 눈을 꼭 감고 계셔야 합니다."

할아버지는 파란부채를 꺼내 슬렁슬렁 부쳤어요. 주먹만 한 코가 원래대로 돌아간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큰돈을 받은 할아버지는 커다란 집을 사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일도 않고 빈둥거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