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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쪼끄마치
하루는 심심해진 할아버지가 엉뚱한 생각을 했어요. "빨간 부채를 자꾸만 부치면 코가 얼마나 길어질까?" 할아버지는 온종일 부채질을 했어요. 코는 자꾸만 늘어나서 방망이만 해졌다가 절굿공이만 해졌다가 나중엔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나서 하늘을 뚫고 올라갔어요. 하늘나라 임금님이 그 코를 보셨지요. 화가 난 하늘나라 임금님은 선녀들에게 명령을 내리셨어요. "감히 하늘을 뚫고 들어오다니! 저 버릇없는 코를 기둥에 꼭 묶어 두어라." 선녀들은 기둥에 코를 동여맸어요. 마루에 누워있던 할아버지의 코가 시큰시큰 아파왔지요. "으응? 왜 갑자기 코가 아프지? 안 되겠다. 어서 파란부채를 부쳐야겠다." 할아버지가 파란부채를 부치자 몸이 허공으로 둥실둥실 떠올랐어요. 기둥에 코끝이 매여 있으니 그럴 수밖에요! "어이쿠, ..
옛날 옛날에 호랑이와 두꺼비가 시루떡을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그래서 똑같이 쌀을 한 바가지씩 가져와서는 가루를 내고, 팥으로 고물을 만들었죠. 그런 다음, 떡시루에 쌀 한 켜 놓고, 팥 한 켜 놓고, 쌀 한 켜, 팥 한 켜 사이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시루떡 만들 준비를 했습니다. 불을 지피고 얼마 후, 김이 모락모락, 킁킁 맛있는 냄새가 났어요. 그때 시루떡이 다 된 걸 본 호랑이가 떡을 혼자 다 먹고 싶어서 한 가지 꾀를 냈지요. "두꺼비야 우리 떡시루 잡기 시합 안할래?"
산꼭대기에 오른 호랑이는 떡시루를 산 아래로 힘껏 굴렸어요. "두껍아 나 먼저 내려간다." 신이 난 호랑이는 재빠르게 뛰어 내려갔지요. 그런데 떡시루가 덜컹덜컹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떡이 조금씩 떨어져 나오는 거예요. 호랑이는 그런 줄도 모르고 열심히 달리기만 했지요. 두꺼비는 떨어진 떡을 바가지에 주워 담으면서 떡을 맛있게 먹으면서 내려가고 말이예요. 한참 후에 떡시루를 잡은 호랑이는 떡시루가 텅 빈 것을 보고는 씩씩거렸죠. "떡시루에 있던 떡이 다 어디로 갔지?" 그때 두꺼비가 나타나 호랑이에게 말했어요. "호랑이야 배고프지? 이 팥고물이라도 먹을래?" "너나 실컷 다 먹어라!" 호랑이는 잔뜩 화가나 팥고물을 두꺼비 등에 확 끼얹고는 발로 쾅쾅 밟아 댔어요. 그때부터 두꺼비의 등이 울퉁불퉁하게 되었대요.